[8fly high]

#3. 트릭은요판타지 스포츠로 국내시장 도전장 

_이경용 그웨버(Gwabba) 대표

 

 

최근 스타트업의 방향성은 크게 두 가지다. 기존 시장의 틈새를 노리거나, 전혀 새로운 분야에 도전하거나

대체로 전자의 영역으로 많은 스타트업이 쏠리는 데 반해 후자의 경우는 가뭄에 콩 나듯 한다

그만큼 불모지에서 무언가를 일구는 게 쉽지 않다는 것. 그럼에도 불구하고, 과감히 도전장을 던진 이가 여기 있다

우리에게 무척이나 생소한 판타지 스포츠를 들고 나타난 이경용 그웨버대표다.

 

이경용 그웨버 대표.(사진: 송희원)

 

판타지 스포츠? 이해를 돕기 위해 간략한 설명을 덧붙인다

판타지 스포츠는 온라인에서 가상의 팀을 꾸리고 구단주 혹은 감독이 돼 온라인 가상 경기를 치르는 형태다

유명한 스포츠 시뮬레이션 게임인 풋볼매니저(FM) 시리즈를 떠올리기 쉽지만 가상의 머니를 건다는 것

선수 성적을 커스터마이징할 수 없다는 것, 실제 선수성적에 기반해 운용해야 한다는 것 등에서 조금 다르다.

 

1999년 미국에서 시작됐는데, 가장 인기가 높은 미식축구는 약 3000만명이 즐기고 있을 정도다

한국에선 2016년에 이르러 서비스가 시작됐는데, 농구(KBL)부터 야구(KBO) 서비스를 진행하며 발전해 오고 있다

홍콩에서 청소년기를 보내고 미국에서 대학을 졸업한 이 대표는 어려서부터 판타지 스포츠 문화에 익숙했다

그가 창업 아이템으로 일찌감치 판타지 게임을 꼽은 이유다.

 

좋아하는 게임으로 사업을 일으켰지만, 연착륙은 쉽지 않았다. 많은 스타트업이 가진 고질적인 난관, 바로 인사(人事) 문제 때문이었다.

 

창업과정에서 많은 참여를 했던 동료가 갑작스레 퇴사하기도 했고, 경력만 앞세운 분들 때문에 힘겨웠던 시기도 많았죠.

 미국의 유명 스타트업 출신, 화려한 스펙의 분들을 많이 만나봤지만, 우리처럼 초기 단계의 스타트업에는 그런 분들이 맞지 않더라고요.”

 

스타트업에서 무엇보다 중요한 걸 팀워크맨 파워로 꼽는 것도 그래서다

사람 때문에 어려웠던 시기를 지켜낼 수 있었던 것도 결국 사람 덕분이었다

그웨버의 공동 대표는 이 대표와 초중고 동창 사이다. 이경용 대표는 

이 친구와 고등학교 3학년 때 홍콩에서 유명 브랜드 신발을 매입해 한국에 내다 파는 일을 하면서 사업에 흥미를 느꼈다고 회상했다

코흘리개 시절 짝꿍의 인연이 창업에까지 이어지게 된 셈. 특히 게임업계에서 일했던 공동 대표의 경험은 

아이디어를 사업화하는 데 큰 힘이 됐다. 현재 이 대표는 재무 회계, 투자 유치, 마케팅 등을 총괄하고 있다.

 

판교 스타트업캠퍼스 8층에서 열일중인 그웨버 직원들. (사진: 송희원)

 

그웨버는 올해 1월 서비스를 시작했고, 그로부터 한 달 만에 판교 스타트업캠퍼스 8층에 입주했다

4월엔 블루포인트파트너스로부터 초기 투자까지 유치했다. 이 대표는 운이 좋았다며 손사래를 쳤지만

당시 투자사에선 “e스포츠 커뮤니티에 대한 높은 이해도와 성장 전략이 인상적이었다고 평했다.

 

나름 순항하고 있지만 이 대표는 여전히 아쉬운 부분이 많다. 한국에서 판타지 스포츠에 대한 인지도와 이해도가 낮다는 게 특히 그렇다.

 

한국 사람들을 상대로 판타지 스포츠에 대해 이야기하려면 최소 1시간은 설명해야 합니다

미국에선 투자가 10분 만에 이뤄지는데 말이죠.”

 

기업 문화의 차이도 이 대표에게는 아직 낯선 부분이다

톱다운(top-down) 방식의 의사결정 과정으로 인해 치열한 토론이 이뤄지지 못한다는 것이 가장 아쉽다

야근도 불사하는 직원들의 마인드는 좋지만, 장기적으론 퇴근 후 자신을 위한 시간을 갖는 것에 더 익숙해져야 한다는 철학도 있다.

 

그웨버는 장기적으로 북미 시장을 겨냥하고 있다. 실제로 미국 시장은 갈수록 규모가 확대되는 동시에 문턱은 낮아지고 있다

게임 스타트업의 제1과제가 유저 확보인 만큼, 북미 유저들로 서비스 대상을 확대해 

미국에 진출하려는 국내 게임업체의 가교 역할을 하겠다는 계획이다.

 

아직은 저희가 하는 일을 모르는 사람이 더 많아요. 하지만 아는 사람이 더 많게 될 날을 꿈꿉니다

북미 모델의 도박성을 최대한 지양하고, 도덕적 틀 안에서 재미를 최대한으로 추구할 수 있는 서비스를 제공하기 위해 노력할 방침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