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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 반려동물 가정의 반려회사가 되렵니다.

 

앞으로 사람 감정에 대한 케어가 더욱 세심해질 것이라는 생각에서 시작했어요.”

 

송면근(35) 펫디오 대표의 말이다. 펫디오는 반려동물 납골함을 만드는 스타트업

송 대표가 반려동물 관련 비즈니스를 준비하며 가장 주목했던 건 사람의 감정’, 

더 정확히 말하면 애완견을 잃고 상실감과 충격, 그리고 우울증까지 겪는 이른바 펫로스증후군이다.

 

반려동물 인구가 1000만명을 넘은지는 이미 오래다. 자연스럽게 시장도 커졌다. 반려동물 가구를 타깃으로 하는 스타트업들이 우후죽순 

생겨난 것도 같은 맥락이다. 반짝이는 아이디어로 천만 반려인과 반려동물의 호감을 사려는 그들, 하지만 아쉽게도 반려인들의 깊은 속내까지 

헤아린 스타트업은 쉽게 찾아보기 어렵다. 편의를 넘어 공감을 얻어내 마음을 움직이겠다는 펫디오의 포부가 흥미롭게 들리는 이유다

송면근 대표는 반려동물 가구들이 느끼는 공감의 영역에 발을 들일 수 있는지가 관건이라고 했다

지난 28, 송 대표를 만나기 위해 판교 스타트업캠퍼스 8층 인큐베이션 센터를 직접 찾았다

 

펫디오의 송면근(왼쪽) 대표와 김미영 사원.(사진: 이창희)

  

-반려동물도 납골함이라니, 시대가 많이 달라진 것 같다.(웃음)

혹자는 사람 장례문제도 이슈가 많은데, 동물까지 신경 써야 하냐는 물음을 던지기도 한다

하지만 그렇게 생각하면 할 수 있는 게 아무것도 없다

반려동물은 이미 인간의 삶으로 들어온 존재고, 그건 한국을 넘어 세계적 흐름이다

이들을 위한 질 좋은 서비스가 분명 필요할 때다.”

 

-구성원이 조촐해 뵌다.

현재 두 명이서 만들어나가고 있다. 내가 제품 제작 전반과 중국 프로젝트 조율을 맡았고, 팀원인 김미영(28)씨가 행정 및 지원 사업을 

전담하고 있다. 둘 다 예술 전공이다. 팀 빌딩 과정에서 여러 가지 애로사항이 있었지만 지금은 모두 해결된 상태다.”

 

-캠퍼스 내부에 펫디오를 기대하는 사람이 많더라. 기대와 주목을 느꼈을 텐데 현재 상황은 어떤가.

현재 중국 스타트업의 성지, 심천에서 프로토타입을 제작 중이다. 이제 거의 막바지다

현지 디자인 회사와 계약도 맺었고. 곧 시장에 물건을 내놓을 수 있을 것 같다.”

 

도자기 시제품 유골함. (사진: 송면근)

 

-반려동물 납골함이라구체적으로 어떤 제품들이 나올지 궁금하다.

크게 3가지다. 첫째로는 가장 기본적인 도자기 방식. 기존 화장장에서 판매하는 도자기는 품질이 엄청나게 떨어지는데, 가격만 비싸다

원가 3000원짜리를 5만원에 파는 것도 봤다. 유약도 제대로 바르지 않은 석기시대 토기 같은 걸 말이다

그래서 단가를 5만원 이하로 잡고 제대로 만든 도자기 제품을 준비했다

다른 하나는 조명 납골함. 반려동물의 생전과 사후 모두 사용할 수 있게끔 한 것이 특징이다

조명이 달린 보금자리로 이용하다가 동물이 세상을 떠난 후엔 납골함으로 이용된다

이것이야말로 진정 반려동물을 위한 게 아니겠나.”

 

-마지막 하나는?

미니 납골당이다. 사실 화장장 납골당을 이용하면 비용적 부담이 적지 않다

아무리 적게 잡아도 1년에 20~30만원? 심지어 200만원 짜리도 봤다

그래서 소형 납골당을 집에 비치해 두고 추모할 수 있게 만들었다. 일본에서도 집 안에 신주를 모시지 않나

그걸 생각하면 된다. 앞에 액자를 놓고, 기일에 향도 피울 수 있고.”

 

-시판을 앞두고 있다는 건, 아직 매출이 나오지는 않는다는 얘긴가?

맞다. 현재는 버티기 모드라고 할 수 있다.(웃음) 다행히 올 들어 정부지원사업 2~3개가 선정됐다

작년엔 10개 넘게 지원했는데, 모두 고배를 마셔 상심이 컸었다. 올해는 출발이 나쁘지 않다.”

 

-최근에 알고 지내던 스타트업 대표들이 고전한단 소식을 자주 접한다. 인프라가 좋아지곤 있지만 여전히 힘든 영역인 것 같다.

왜 아니겠나. 주변을 둘러보면 스트레스 받지 않는 스타트업을 찾기가 어렵다. 하지만 대부분 각오한 스트레스이고 버틸 의지가 있다

이곳(인큐베이션 센터)만 해도 확고한 뜻이 있다면 기회는 열려있는 곳이라고 본다

정부지원사업도 처음엔 아무것도 몰라 고생했지만 코치와 멘토들의 도움을 받으면서 나름 방법을 터득할 수 있었다

중요한 건 주체자의 의지, 그리고 끈기가 아닐까?”

  

시제품 출시를 앞두고 회의에 바쁜 펫디오. (사진; 이창희)

 

-중국에 오가면서 사업을 진행 중인데, 해외시장도 타깃인 건가?

처음엔 국내 반려인들만 타깃으로 했는데, 중국에서 일하며 정말 많은 것을 느꼈다

시장을 한국으로 국한할 필요가 없겠다는 생각도 들었다

중국은 현지에 지점을 만들지 않더라도 원스톱으로 거의 모든 것이 가능하게끔 돼 있다

아이템만 뾰족하게 만든다면 글로벌 시장을 상대로도 충분히 어필할 지점들이 있다고 본다.”

 

-반려동물과 관련한 스타트업들의 창업이 이어지고 있다. 차별성과 경쟁력을 위해 무엇이 필요하다고 보나.

세상은 분명 사람의 감정에 대한 케어가 중요한 시대로 가고 있다. 지금은 물건이나 서비스만 좋으면 팔리지만, 그걸 넘어 마음까지 

어루만지는 방향으로 점점 바뀌는 중이다. 간단해 보일지 몰라도 제품과 서비스 모두에 그런 부분을 녹여내는 것은 고민이 많이 필요한 일이다

우린 그걸 어떻게든 해낼 생각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