덤벼라, 워라벨을 포기할 수 있다면 

 

스타트업이란 개념이 생소한 시기, 한 젊은이는 무언가에 이끌리듯 홀연히 판교로 향했다. 묵묵히 16주의 교육을 소화하면서 

스타트업네 글자에 담긴 무게감을 절감했다. “희망보다 한계를 더 많이 느꼈다라는 소회엔 당시 그의 막막함이 잘 드러난다

하지만 포기보단 우회를 택했다. 직접 창업을 하는 대신, 창업팀에 들어가 경험을 쌓고자 했던 것

스타트업캠퍼스 시그니처코스 1기 출신의 황이루(33) 씨의 2년은 그렇게 바삐 흘러갔다.

 

황씨는 현재 삼분의 일이란 사명(社名)을 가진 스타트업의 운영팀에서 근무한다. 인생의 1/3이 수면이란 점을 감안, 세상 모든 사람들의 편안한 잠을 위해 탄생한 회사다. 우여곡절도 있었다. 첫 입사한 스타트업에선 4개월 만에 퇴사를 해야 했고, 이후에도 여러 곳을 두고 저울질을 했다. 그런 과정에서 만난 곳이 지금의 자리다. 과거의 경험으로, 현재 무엇을 하며, 어떤 미래를 그리고 있을까? 황씨를 직접 만나봤다

 

 

2년 전 가을, 그는 조용하고 묵직한 청년이었다. 지금은? 누구보다도 치열한 사람이 됐다.

 

-요즘 어떻게 지내나.

스타트업캠퍼스 1기 과정을 수료한 직후에 스스로 창업의 적기가 아니라고 판단했다. 대신 스타트업에 들어가 경험을 쌓고 싶었다

그렇게 첫 입사를 하게 됐지만 그 회사는 내가 생각했던 것과는 너무나 다른 분위기였다. 열정 있는 사람들을 찾아보기도 어려웠고

의사결정 과정도 체계가 없어 보였다. 일을 하는 중요한 목적 중 하나가 배우려는 것아닌가

어렵겠구나 판단해서 4개월 만에 퇴사하고 다른 스타트업을 찾기 시작했다. 여러 곳을 고민한 끝에 지금 회사(삼분의 일)에 몸담게 됐다.

 

-‘삼분의 일은 생각하는 조건을 만족시켰단 얘긴가.

우연히 이 회사 대표를 비롯한 구성원들의 글을 볼 기회가 있었는데, 이를 통해 늘 고민하고 갈급했던 3가지를 갖춘 회사라고 느꼈다

열정적인 사람들, 데이터에 기반을 둔 의사결정, 업무 프로세스와 시스템을 구축하고자 하는 의지와 노력

그래서 며칠을 공들여 제안서를 만들고 문을 두드렸다. 채용공고가 나지도 않았는데 말이다.(웃음) 그런데 운이 좋게 합류할 수 있었다

나중에 알게 된 사실인데, 마침 채용을 하려던 시기였다고 하더라.”

 

-현재 맡고 있는 직무는 무엇인가.

운영팀에서 5개월째 일하고 있다. ‘삼분의 일은 침대 매트리스를 판매하는 회사이기 때문에 운영팀에선 주문부터 

발주, 재고, 배송, CS 등의 업무를 진행한다. 모두들 알다시피 스타트업은 사람이 많지 않기 때문에 한 직무에서도 다양한 일을 맡게 된다

나 역시 세일즈도 하고, 매트리스 체험관 상담원 역할도 한다그로스 해킹(Growth Hacking·상품 및 서비스의 개선사항을 수시로 

모니터링하고 즉각 반영하여 성장을 유도하는 마케팅 기법)’을 실행하고 리뷰하는 작업도 병행한다.”

 

-캠퍼스 경험까지 포함하면 꽤 공을 들인 자리다. 만족도는 어떠한가.

지난해 가장 잘한 일이 뭐냐고 물어보면 조금의 고민도 없이 삼분의 일에 합류한 것이라고 말할 수 있다

좋은 제품과 확고한 브랜딩을 가졌을 뿐만 아니라 구성원 한 명 한 명이 회사를 성장시키고자 하는 의지, 상당한 실력과 경험을 겸비하고 있다.

그래서 함께 일하면서 정말 많은 것을 느끼고 배운다. 이런 분들과 함께 할 수 있다는 것 자체에 감사하고 있다.”

 

 하루의 1/3은 바로 수면. 스타트업 삼분의 일은 세상 모든 사람들의 편안한 잠을 위해 탄생했다.

 

-직접 현장에서 일해 보니 어떤가. 스타트업의 가능성이나 한계 같은 것 말이다.

불과 몇 년 사이에 정말 많이 변했다고 생각한다. 10년 전만 해도 창업하면 두 가지로 분류됐다

특출난 능력을 가진 소수만이 할 수 있는 것 아니면, 치킨집, PC방 같은 프랜차이즈 창업 말이다. 하지만 지금은 스타트업이라는 말이 

상당히 대중적인 언어가 됐고 업종도 엄청나게 다양화됐다. 관심이 커지니 시장이 커졌다. 이미 그 자체로 고무적이라고 본다

물론 스타트업은 중견기업이나 대기업에 비해 항상 인력과 자금이 부족해서 여러 어려움과 한계에 봉착한다

대기업처럼 업무 체계가 잡혀있지 않은 경우도 많다. 반면 의사결정이 빠르고 실행이 빨라 언제나 폭발적인 성장 가능성을 갖고 있다고 본다

빠르게 결정해서 실행해본 뒤 성공이나 실패를 통해 배울 수 있고 그 과정을 빠르게 반복할 수도 있다.”

 

-문득 스타트업캠퍼스에서 얻은 자양분이 무엇인지 궁금하다.

모두를 만족시키는 교육은 없지 않나. 당시 몇몇 분들은 교육 과정에 아쉬움을 갖기도 했지만 개인적으론 상당히 만족하면서 다녔다

기본 수업들을 통해 그간 몰랐던 부분들도 배웠고, 또 다양한 사람들과 함께 계속 과제를 하면서 협업하는 방식에 대해서도 깊이 생각했다

무엇보다 나 자신을 많이 되돌아보게 된 것이 가장 컸다. 본인이 기초를 튼실히 닦았다고 판단한다면 직접 현장에 뛰어드는 것을 추천한다

어느 분야나 그렇겠지만 교육을 통해 배우는 것과 실무는 완전히 다르다

예를 들어 혼자 격투기를 연마하는 사람과 실제 많은 대전을 해본 사람이 붙으면 어느 쪽이 이길까

맞는 비유가 될지는 모르겠지만 내가 느낀 것은 그렇다.”

 

 

침대는 OOO” 아니고 침대는 삼분의 일

 

-앞으로의 계획이 궁금하다.

아직 구체적인 계획을 세울 시기는 아닌 것 같다. 올해는 몸담고 있는 회사가 성장하는 데 조금이라도 더 기여할 수 있게 노력하는 것이 

목표이자 계획이다. 회사가 빠르게 성장하고 있기는 하지만 아직도 브랜드를 모르는 분들이 훨씬 많기 때문에 가야 할 길이 멀다

모 회사 광고 카피인 침대는 OOO라는 말을 침대는 삼분의 일이다라는 말로 바꿀 수 있도록 노력할 것이다.”

 

-현재 스타트업캠퍼스는 4기가 진행 중이다. 후배 선수들에게 당부하고 싶은 이야기가 있다면.

충분히 아시겠지만 창업의 세계는 정말 호락호락하지 않은 것 같다. 지독한 경쟁이자 전쟁이다. 쉴 틈도 없다

요즘 흔히 말하는 워라벨’, 그런 것도 기대하기가 쉽지 않다. 오로지 업에 몰두하는 게 기본인 것이 현실이다

그러다 보니 본인이 창업에 맞는 사람인지 여부를 먼저 파악하는 것이 우선이다

다른 것을 포기하고 업에만 집중하는 것에 즐거움을 느끼고 가치를 느끼는지를 잘 생각해보길 권한다

확실한 답을 찾으신 분들이라면 현재 배우는 것에 만족하지 말고 혼신의 힘을 다해 창업을 준비하시길 바란다. 모두의 건승을 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