굳건한 확신으로, 세상과 마주하라

 

강산이 한 번 변할 동안 창업 꿈나무들과 함께 했다. 1000개에 이르는 창업팀의 흥망성쇠를 직접 목도했다

철저한 관찰자착실한 관리자로 경험을 쌓으며 얻은 결론은 하나다

창업의 핵심은 창업자, 그 자체라는 것. 고병기 서울창업디딤터(Seoul Start-Up Didimteo) 팀장 얘기다.

 

 

고병기(사진오른쪽) 서울창업디딤터 팀장

 

고병기(36) 팀장은 지난 2010년 가톨릭대학교 창업보육센터 인큐베이팅 매니저로 창업 생태계에 발을 들였다

대학 때 창업 동아리 활동을 했던 게 인연이 됐다. 당시만 해도 청년창업은 인식도 지원도 빈약했던 시절

고 팀장은 업무에 대한 전문지식은 물론, 사람들을 상대하는 모든 것이 생소했던 시기라고 회상한다.

 

큰 뜻을 품고 일을 시작한 건 아니었지만, 하면 할수록 가치와 매력이 커졌다. 그는 이 세상을 상대로 싸움(변화)을 걸고 있는 사람들과 

이야기를 나눌 때면, 내가 하고 있는 일이 정말 의미 있다는 걸 절감할 수 있었다고 했다이후 6년 간 

()벤처기업협회에서 중소벤처기업부 지원사업, 미래창조과학부 지원사업, 예비 기술창업자 육성사업 등을 수행하며 전문성을 쌓아나갔다

지난해 3월부턴 서울창업디딤터의 인큐베이팅 팀장으로 활동하고 있다.

 

다음은 고병기 팀장과의 일문일답

 

-2012년이면 스타트업이란 단어조차 생소했을 때다. 어떻게 창업지원 분야를 선택하게 됐나?

일단 개인적인 관심이 많았다. 창업동아리에서까지 활동했었으니까. 사실 연이 닿은 것도 그 동아리활동 덕분이었다

동아리 선배가 일하던 자리를 내게 추천해주고 간 모양새였는데, 운 좋게도 덜컥 합격이 됐다

사실 그 전에는 이런 일을 할 줄 전혀 몰랐기 때문에 일하면서 모든 걸 배워야 했다. 특히 사람을 대하는 일이 가장 중요하더라

창업이란 게 결국 사람(창업자)이 하는 거 아닌가.”

 

-10년 간 창업 필드에서 일했다. 창업 트렌드의 변화를 한눈에 꿰고 있을 것 같은데?

정확히는 9년이다.(웃음) 사실 초기엔 일 배우는 데 정신이 없었다. 내가 인큐베이팅을 받고 있는 형국이라

트렌드를 생각할 겨를조차 없었다

5년 전부터 얘기해보면, 당시엔 3D프린트가 확 떴을 때였다. 이를 아이템으로 하는 창업팀이 급격히 증가했다

소위 말하는 콜라보가 뜬 것도 그 시기였다. 개방형 협업(Open Collaboration조직 내부뿐만 아니라 외부와의 협력을 통해 혁신을 

이끌어내는 행위)이 급부상했다. 2년 전, 4차 산업혁명이 대두되면서는 IoT, AR&VR, AI 같은 게 대세였다(사실 이는 지금까지도 이어진다). 

현재는 알다시피, 블록체인과 가상화폐다.”

 

 

서울 동북권의 창업거점 서울창업디딤터교육 풍경

 

 

-1000개에 창업팀이면 최소 2000명 이상의 창업지망생을 본 셈인데, ‘이 사람은 성공가능성이 높다는 본인만의 눈이 생겼겠다.

사실 이 분야에서 확실한 건 아무것도 없다고 생각한다. 약간의 행운이 따라야하는 것도 맞다한 가지 확실하게 얘기할 수 있는 건 결국 

창업가의 의지라고 생각한다. 스타트업은 본인(혹은 팀)이 머릿속에 그린 아이디어를 가지고 홀로 세상과 싸워야 하는 외로운 과정이다

스스로의 확신이 무엇보다 중요하다고 생각하는 이유다. 인큐베이팅을 하다보면, 초기 단계부터 아이디어에 대한 확신

결과에 대한 확신이 확 드러나는 친구들이 있다. 그런 친구들은 확신을 믿음으로 바꿔 타인(팀원)에게도 영향을 준다.

파급력을 만들 수 있는 것이다그런 친구들이 성공가능성이 가장 높았다

한 가지 당부하고 싶은 건 그 확신은 (팀원 모두의) 공감대 위에서 펼쳐져야 한다자기만의 확신이 너무 지나치면 이기적이고 거만해진다.”

 

-성공과 실패를 떠나, 가장 인상에 남는, 혹은 눈에 밟혔던 팀을 고르라면?

창업교육 운영을 할 때, 군인 한 분이 있었다. 말년휴가를 나와서 군복을 입고 교육에 참여해서 눈길을 끌었다. 진짜 열심히 하더라

저런 게 군인정신인가보다했을 정도였다.(웃음) 그렇게 비즈니스 모델까지 정립해서 부대로 복귀했다

결국 제대 후 창업해서 성공적으로 투자까지 받고, 국내 및 미국 법인까지 설립했다.”

 

-마지막으로 스타트업캠퍼스 교육생들에게 덕담을 부탁한다.

개인적으로 스타트업의 정수는 사람이라고 생각한다. 결국 창업은 더 나은 세상을 만들어 가는 과정의 일부이며

더 좁게 보면 사람사람을 돕는 것 아닌가. 사람을 잊지 않고, 베풀 줄 아는 창업자가 되길 바란다

많은 선배들이나 전문가들이 했던 얘기일 테지만, ‘내가 왜 굳이 창업을 했는지잊지 말아야 한다

소위 미션이자 비전이라고 말하는 것들이다시간이 오래 지나더라도 그걸 잊지 않는 창업자가 되었으면 좋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