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_중국 스타트업에 도전장을 던진 그녀, 호랑이 굴로 들어가다

 

2년 전, 진정으로 하고 싶은 일이 무엇인지 알고 싶어 판교 스타트업캠퍼스에 발을 들였다. 16주 동안 밥 먹듯 밤을 샜다. 프로젝트를 진행하고 

시장 조사를 다니며 사람들을 만났다. 일말의 성취감은 남았지만 결국 창업에는 다다르지 못했다

실패라면 실패. 어느덧 서른이라는 적지 않은 나이

적당히 취업을 할까도 고민했지만 못내 아쉬웠다. 판교에서 얻은 묘한 자신감 때문이었다. 그 자신감 하나만 챙겨서 과감히 중국으로 향했다

성공하지 못하면 돌아오지 않겠다는 다짐과 함께. 스타트업캠퍼스 1기 김서록(26D)씨는 현재 중국 남경에 있다.

 

 

판교 스타트업캠퍼스 시그니처코스 1기 출신의 김서록 씨.

 

 

-중국이라다소 뜬금없네요?

실은 스타트업캠퍼스 끝나고 취업을 할까 워킹홀리데이를 갈까 고민하다가 중국 여행을 다녀올 기회가 있었어요. 광저우 쪽을 돌아봤는데

정말 신세계더라고요. 문화 후진국으로만 생각했던 중국에서 스타트업이 엄청나게 발전하고 있었어요. ‘여기서 한번 해보자는 의욕이 샘솟았죠

한국에 돌아와서 간단히 준비만 갖춰 곧바로 다시 넘어왔습니다.”

 

-중국에서 스타트업 붐이 인다는 건 알고 있습니다만, 구체적으로 어떤가요?

대학교 도서관이나 강의실 어디를 가도 창업을 준비하는 이들을 쉽게 만나볼 수 있습니다. 다들 무섭게 몰입하는 모습을 보면 뭔가… 

가슴이 뜨거워진다고 할까요? 판교 스타트업캠퍼스의 분위기가 밝고 활기차다면, 여기는 상대적으로 진지하고 심각한 느낌이 있어요

특정 분야에서의 기술 발전도 상당한 수준입니다. 이를테면 지금 중국은 위챗페이(WeChat-Pay) 하나로 거의 모든 상거래가 이뤄져요

심지어 세뱃돈도 모바일로 줍니다. 다들 현금만 들고 다니는 저를 이상하게 볼 정도죠.”

 중국의 한 대학교 강의실에서 이뤄지고 있는 스타트업 프로젝트.(사진: 김서록)

 

-하루 일과가 궁금합니다.

인근 대학교(남경예술대학교)에 등록해 아침저녁으로 중국어 공부에 매진하고 있습니다. 그리고 틈틈이 창업 현장을 둘러보고 사람을 만납니다

아직까진 구체적인 성과가 없지만 창업 모델은 계속 구상하고 있어요.”

 

-어떤 모델인지 살짝 알려줄 수 있나요?

지난해 사드(THHAD) 문제로 살짝 주춤하긴 했지만 중국에선 확실히 한류의 바람이 엄청납니다. 이렇게 많은 인구가 모여 사는 곳에서 

주류 문화 중 하나로 자리를 잡았다는 건 시장성이 크다는 이야기겠죠. 하지만 한류를 중국에, 중국 문화를 한국에 상호 전달하는 채널이 

아직 부족합니다양국의 문화 콘텐츠가 교차하는 플랫폼을 만들어보고 싶어요. 아직 구상 단계라더 구체화되면 말씀드릴게요.”

 

 올여름 본격적인 도전을 앞둔 그녀, 지금은 중국어 공부에 매진.

 

-2년 전 판교에서의 경험, 솔직히 어땠나요.

사실 저는 타고난 성격이 적극적이지 못했어요. 무엇을 시작하고 도전하려 해도 이것저것 따지기만 했고, 지레 포기하는 경우도 많았습니다

하지만 스타트업캠퍼스에서 다양한 사람과 다양한 삶의 패턴을 보고 용기가 났어요. 살면서 그렇게 자극을 심하게 받았던 시기도 없었을 거예요

나도 할 수 있다는 느낌, 상투적인 최면이지만 의외로 체득하기 어렵잖아요. 저는 그걸 판교에서 얻었던 것 같습니다.”

 

-이제 판교에선 4기 후배들이 활동하고 있습니다.

지금은 저 때보다 더 우수하고 준비된 분들이 많으실 것 같아요. 그래도 먼저 경험했던 사람으로서 말씀드리자면어떤 어려움이 

있더라도 끝까지 버티고 도전했으면 한다는 이야기를 전하고 싶습니다. 저는 당시 하루 등하교에 걸리는 시간만 4시간 반 정도 됐었어요

몇 달 간 그 길을 오가는 건 굉장히 고역이었죠. 하지만 충분히 남는 장사라고 생각합니다. 지금 중국에서 도전하고 있는 저를 보면 말이죠.”

 

-앞으로의 계획은 어떻게 되나요.

일단 7월까지는 남경에서 중국어 공부에 매진할 생각입니다. 학기가 끝나고 여름이 되면 상하이나 광저우로 넘어갈 계획이에요

스타트업에 조금 더 깊숙이 들어가기 위해서입니다. 호랑이 굴로 들어가는 심정이지만, 배에 힘 딱 주고 덤벼봐야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