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 창업 아이템? 고민고민하지마~

 

, 이거 아니면 안 되겠다.”

 

대답은 간명했다. 결과도 분명했다. “스타트업을 꿈꾸는 청년들에게 아이템 선정에 대해 조언해 달라는 

물음에 대한 박비 모두다대표의 답변이다.

 

모두다는 게임과 장애 이슈를 결합한 소셜벤처다

게임에는 장애가 없다를 모토로 발달장애인과 세상과의 거리를 좁히는 것을 목표로 한다. 첫발은 공간운영 사업으로 떼었다

지난 2015년 발달장애인들에게 일종의 게임 퍼실리테이터(facilitator) 역할을 맡기며

그들의 사회성 함양을 도왔던 게임센터가 바로 그것. 그 과정에서 소셜섹터와 발달장애에 대한 경험치를 차곡차곡 쌓아왔던 모두다는 

이 경험을 통해 게임과 교육의 새로운 가능성을 발견하며 사업 분야를 넓혀왔다

현재는 <모두다른학교>, <파바박>, <다양성 워크샵>같이 개성과 의미를 겸비한 참여형 교육 프로그램으로 주목받고 있다

 

 

박비(사진) 모두다 대표

 

 

겉으론 사회적 가치(Social value)로 똘똘 뭉친 기업 같지만, 출발점은 의외로 단순하다. 좋아하는 것, 잘하는 것

해도 해도 질리지 않는 것이 발판이 됐다. 박비 대표는 소위 게임광이자 열혈게이머. ‘바람의 나라로 게임계에 입문, 메이플 스토리

던전 앤 파이터, 월드 오브 워크래프트 등에 빠져 살았고, 현실에 눈을 뜰 때쯤 넷마블에 들어갔다. 잘 알다시피 유명한 게임회사다

이후 이력도 게임두 글자를 빼면 설명이 안 된다. 넷마블을 비롯한 여러 게임회사에서 프로젝트 매니저로 4년여 간 활동하다,

 ‘게임인재단으로 자리를 옮긴다. 중소게임 개발사를 지원하는 단체다

 

게임을 발달장애인 사회성 향상에 접목하면 어떨까?”

 

우연히 희귀템 얻듯 떠오른 생각. 재단에서 장애인을 돕는 봉사활동을 하던 중 눈이 뜨였다

이후 회사를 그만둔 뒤 그 상상을 그대로 구현한 스타트업을 차렸다. 당시(2015) 29세의 나이였다.

 

스타트업 한다니까 주커버그가 롤모델이냐 하더라고요. 그런 거 아니고요. 그냥 내가 꼭 해야 하고

잘하면 세상도 바꿀 수 있을 거 같아서 시작했어요.”

 

덤덤하게 말했지만, 그새 꽤 인정받는 스타트업이 됐다

지난 2015년부터 ‘JP모간 청년사회혁신가 인큐베이팅 지원사업선정

서울 사회적경제 아이디어 대회최우수상, ‘사회적기업가 육성사업고용노동부 장관상(2016)을 연이어 수상한 게 그 증거다.

 

 

모두다 게임공간 홍대점 (사진: 모두다 홈페이지)

 

좋아하는 걸로 창업을 하고 인정까지 받는다? 이제 막 창업 전선에 발을 들인 누군가들에겐 꽤나 매력적인 이야기다

박비 대표에게 창업 아이템 선정에 대해 묻고 싶은 이유이기도 하다.

 

-게임과 장애의 만남이 특이하다.

게임은 종합예술이자, IT기술의 종착지다. 가장 힙(Hip)한 문화 요소도 많이 포함돼 있다. 하지만 장애 이슈는 항상 전통적으로 접근한다

혁신의 상징인 게임이 장애 영역에 접목되면 또 다른 의미의 혁신을 이뤄낼 수 있다고 생각했다.”

 

-사실 게이미피케이션’(Gamification게임 외 영역에 게임 요소를 접목하는 것)이 유행한 지는 꽤 오래됐다. 뭐가 새로운 점인가?

맞다. 기능성을 강조한 게임들은 굉장히 많다. 하지만 제대로 기능하는 것은 적다. 장애인 봉사를 직접 해보니 

같이 노는 공간이 턱없이 부족하더라. 게임의 가장 큰 미덕은 경험재라는 점 아닌가? 직접 해보기 전까진 절대 알 수 없다

우린 그 부분에 가장 주안점을 뒀다게임 재밌잖아. 저 친구들도 재밌어 하잖아. 심지어 같이 즐길 수도 있잖아.’라는 메시지를 주고 싶었다.”

 

-사명(社名, 모두다)에서 느껴지듯 (장애비장애인이) 함께 게임을 즐기는 게 포인트인데, 그게 잘 이뤄지는 지 궁금하다.

소위 사회성을 묻는 것인가? 맞다. 발달장애 아이들의 보호자들도 가장 심각하게 고민하는 게 사회성 문제다

게임을 통해 해결할 수 있는 것도 바로 이 부분이다. 게임은 수십 번 반복할 수 있다. 자꾸 지다보면 이기고 싶고

그러면 룰(Rule)북도 읽고 다른 사람 설명도 듣는다. 그게 바로 사회성 아닌가? 실제로 많은 발달장애인 친구들의 

소통과 표현력이 몰라보게 달라지는 걸 확인했다. 장애인들이 룰이 없고

통제가 안되는 게 아니라 사회가 충분히 가르쳐줄 환경이 안 됐던 것이라고 본다.”

 

 

 

 

모두다른학교’() ‘다양성 워크샵활동 모습(사진: 모두다 제공)

 

- 게임에 대한 믿음과 애착이 강하게 느껴진다. 이는 결국 좋아하고 즐기는 것으로 (창업을)시작하라는 얘기로 들린다.

대답 전에 한 가지만 분명히 하고 싶다. 스타트업 창업은 돈을 벌기 위한 수단 중 하나일 뿐이다. 심지어 신통치 못한 수단이다

돈을 많이 벌고 싶다면 창업은 비추다. 창업 아이템이라물론 좋아하는 것도 중요하지만

그 좋아하는 것으로 비전을 명확히 세우는 게 더 중요하다고 본다. 내 마음속에 품은, 내가 이루고 싶은 꿈 말이다

매일매일 내가 맞는 방향으로 가고 있나 확인하고, 아니면 다잡는 것. 나침반이자 원동력이다.

 ‘배민으로 유명한 우아한형제들대표님은 종이에 적은 초창기 비전을 항상 들고 다닌다고 한다

늘 곁에 가까이 두고 내가 해야 할 일이 이거야라고 확인하는 것이다. 툭치면 툭나오게. 다소 추상적으로 들리겠지만

 실제로 비전이 있어야 몸이 움직인다. 돈은 이후에 따라오는 부속품 같은 거다.”

 

-좋은 아이템 선정, 확고한 비전 설정이 시작이라면 그 다음은 무엇인가?

실행력이 있어야 하고, 아군도 확보해야한다. 사소한 아이디어로 수 백 만명의 사람들을 움직일 수 있게 만드는 게 바로 스타트업이다

개인적으로 이를 위해 가장 필요한 건 지속력이라고 본다. 우리가 환호성을 지르던 아이템이라고 해도 처음 3~4개월은 아무도 모른다

기업의 경쟁력이 1000이면 좋은 아이디어는 20정도고, 내 말을 듣게 만드는 힘이 980정도 될 거다

특히 현대인들은 자기 일 외에 관심이 별로 없다.(웃음) 그런데 재밌는 건, 오래 버티면 분명히 한번쯤 튀는 순간이 온다는 점이다

운이 좋으면 빨리 오겠지만, 대부분 딱 굶어죽기 전에 온다

죽으란 법은 없다’, ‘스타트업은 배고플 때 뭔가 보인다는 말이 괜히 있는 게 아니다.”